쌀국수 말고 뭐 먹지? 베트남에서 꼭 먹어봐야 할 로컬 음식 12선

쌀국수 말고 뭐 먹지? 베트남에서 꼭 먹어봐야 할 로컬 음식 12선

비행시간 5시간 내외로 훌쩍 떠날 수 있는 베트남. 저렴한 물가와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입맛을 사로잡는 미식 덕분에 언제나 인기 만점인 여행지입니다. 베트남 여행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뜨끈한 국물의 소고기 쌀국수가 생각나시죠?

쌀국수 말고 뭐 먹지? 베트남에서 꼭 먹어봐야 할 로컬 음식 12선

하지만 남북으로 길게 뻗은 베트남은 지역별로 기후와 식재료가 달라 무궁무진한 미식 세계를 품고 있습니다. 매일 먹는 쌀국수가 조금 지루해질 때쯤, 여러분의 미각을 새롭게 깨워줄 현지인들의 찐 로컬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1. 겉바속촉의 정석,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반미는 베트남 길거리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국민 간식입니다. 한국의 빵집에서는 맛보기 힘든, 겉은 바삭하고 속은 구름처럼 촉촉한 쌀 바게트가 핵심입니다. 이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짭조름한 파테, 계란프라이, 그리고 새콤하게 절인 무와 당근을 듬뿍 채워 넣습니다.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도 좋지만, 길거리를 걷다 현지인들이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줄 서 있는 작은 노점을 발견한다면 주저 없이 도전해 보세요. 단돈 1,500원 남짓한 가격으로 최고의 만찬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고수를 못 드시는 분들은 주문 시 반드시 “콩 쪼 응오”라고 말씀하셔야 향긋한 테러를 피할 수 있습니다.

2. 입안 가득 퍼지는 바삭함, 베트남식 부침개 ‘반쎄오’

한국에 비 오는 날 파전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반쎄오가 있습니다. 쌀가루와 강황 가루를 섞어 만든 샛노란 반죽을 웍에서 튀기듯 얇고 바삭하게 부쳐냅니다. 그 안에 통통한 새우, 얇게 썬 돼지고기, 아삭한 숙주를 듬뿍 넣고 반달 모양으로 접어 완성합니다.

반쎄오의 진가는 먹는 방법에서 나옵니다. 바삭한 부침개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물에 적시지 않은 얇은 라이스페이퍼에 올립니다. 여기에 상추, 민트 등 각종 신선한 허브를 더해 돌돌 만 뒤, 새콤달콤한 느억맘 소스에 푹 찍어 드셔보세요. 입안에서 바삭함과 신선함이 동시에 터지는 환상적인 식감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3. 오바마 대통령도 반한 하노이의 맛, ‘분짜’

하노이를 대표하는 로컬 음식 분짜는 차가운 면 요리입니다. 달콤짭짤하게 간을 한 육수에 숯불 향이 가득 밴 돼지고기 완자와 삼겹살이 듬뿍 담겨 나옵니다. 여기에 부드러운 쌀국수 면(분)과 신선한 채소를 소바처럼 적셔 먹는 방식입니다.

숯불 고기의 풍미와 새콤한 육수가 어우러져 더운 날씨에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입니다. 사이드 메뉴로 넴(베트남식 튀김 만두)을 추가해 육수에 푹 담가 드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튀김옷이 육수를 머금어 감칠맛이 폭발합니다.

4. 남부 사람들의 든든한 소울푸드, ‘껌땀’

호치민 등 베트남 남부를 여행하신다면 껌땀은 필수 코스입니다. ‘깨진 쌀’이라는 뜻의 껌땀은 과거 가난한 농부들이 상품 가치가 없는 쌀알을 모아 밥을 지어 먹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일반 쌀보다 식감이 독특하고 소화가 잘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접시에 깨진 쌀밥을 넓게 깔고, 그 위에 달짝지근하게 숯불에 구운 돼지갈비 한 덩이와 반숙 계란프라이를 무심하게 툭 얹어 줍니다. 여기에 파기름과 매콤한 칠리소스를 쓱쓱 비벼 고기 한 점과 함께 입에 넣으면, 익숙하면서도 멈출 수 없는 맛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5. 중부를 대표하는 면 요리 3대장 (분보후에, 미꽝, 까오라우)

베트남 중부 지방인 다낭, 호이안, 후에 지역은 독특한 면 요리가 발달했습니다.

분보후에는 옛 수도 ‘후에’의 궁중 요리에서 유래한 매콤한 쌀국수입니다. 맑은 국물의 일반 쌀국수와 달리, 소뼈와 돼지뼈를 고아낸 육수에 레몬그라스와 칠리 오일을 듬뿍 넣어 얼큰하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두툼한 면발이 육개장 칼국수와 비슷한 느낌을 주어 한국인 입맛에 아주 잘 맞습니다.

다낭의 명물 미꽝은 자작한 육수에 비벼 먹는 비빔국수입니다. 두툼하고 넙적한 면에 고기와 해산물 베이스의 진한 육수를 살짝 붓고, 구운 땅콩과 바삭한 쌀 전병 조각을 부숴 올려 고소한 풍미를 극대화했습니다.

호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까오라우는 과거 일본 상인들의 영향을 받아 우동처럼 쫄깃하고 통통한 면발을 자랑합니다. 숯불 돼지고기와 신선한 허브를 곁들여 간장 베이스 소스에 비벼 먹는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6. 남부식 맑은 국물 면 요리, ‘후띠에우’

남부 지방을 꽉 잡고 있는 면 요리 후띠에우는 투명하고 쫄깃한 건면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맑고 깔끔한 돼지 뼈 육수에 다진 돼지고기, 메추리알, 새우 등 푸짐한 고명이 올라갑니다. 국물을 부어 따뜻하게 먹는 ‘느억’ 버전과 소스에 짭조름하게 비벼 먹는 ‘코’ 버전 중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7. 떡갈비의 귀환, 상큼한 고기 꼬치 ‘넴루이’

넴루이는 다진 돼지고기에 마늘, 후추 등 각종 향신료로 양념을 한 뒤, 레몬그라스 스틱에 핫도그 모양으로 뭉쳐 숯불에 구워내는 고기 꼬치입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풍부한 육즙과 레몬그라스 특유의 상큼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한국의 떡갈비와 매우 비슷한 맛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반찬이자 안주입니다.

8. 호이안 구시가지의 명물, ‘화이트 로즈’와 ‘튀긴 완탕’

호이안 올드타운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특별한 두 가지 요리가 있습니다. 화이트 로즈는 얇고 투명한 쌀가루 반죽에 다진 새우와 고기를 넣고 빚어낸 찐만두입니다. 만두피의 주름진 모양이 마치 하얀 장미꽃 같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튀긴 마늘 프레이크를 얹어 달콤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쫀득쫀득한 식감이 예술입니다.

튀긴 완탕은 얇은 만두피에 돼지고기와 새우를 조금 넣고 바삭하게 튀겨낸 요리입니다. 그 위에 토마토, 파인애플, 양파를 볶아 만든 새콤달콤한 소스를 듬뿍 뿌려 줍니다. 마치 멕시칸 나초 위에 풍성한 토핑을 얹어 먹는 듯한 퓨전 요리로, 시원한 베트남 현지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9. 밥도둑 끝판왕, ‘모닝글로리 마늘 볶음’

베트남 식당에 갔다면 사이드 메뉴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국민 반찬입니다. 속이 빈 채소라는 뜻의 공심채(모닝글로리)를 센 불에서 다진 마늘, 굴 소스와 함께 순식간에 볶아냅니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폭발하는 감칠맛 때문에 한 번 젓가락을 대면 멈출 수 없습니다. 볶음밥과 함께 쓱쓱 비벼 먹거나, 고기 요리를 먹는 중간중간 입가심으로 꼭 곁들여 보세요.

[베트남 미식 여행 실전 FAQ]

Q. 길거리 노점 음식을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을까요?
A. 위장이 예민하신 분들은 끓이거나 튀긴 조리된 음식을 위주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생채소나 얼음은 장이 약하신 분들께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줄이 길게 늘어선 회전율 높은 현지인 맛집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Q. 식당에서 얼음을 주는데 먹어도 되나요?
A. 구멍이 뚫려있는 원기둥 모양의 얼음은 제빙 공장에서 정수된 물로 만든 식용 얼음이라 비교적 안전합니다. 하지만 큰 얼음 덩어리를 깨서 주는 경우 위생을 장담하기 어려우므로 가급적 피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번 베트남 여행에서는 매일 먹는 쌀국수에서 벗어나, 더욱 깊고 다채로운 베트남 현지인들의 로컬 미식 세계로 푹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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